온갖 번민 내려놓고 가게나
겨울고산사대전의 대표산 식장산(食裝山) 소나무 사이를 불러오는 시원한 바람이
너른 마당을 거쳐 대웅전 지붕 앞에서 참배하듯 걸음을 멈춘다.
대웅전 앞 마당으로 들어선 순간 눈을 살포시 뒤짚어 쓴 고즈넉한 절집이 식장산을 뒤로 하고 턱 버티고 서있다.
눈쌓인 겨울 고산사(高山寺)는 각별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. 대전의 대표산 식장산(食藏山) 소나무 사이를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너른 마당을 거쳐 대웅전 지붕 앞에서 참배하듯 걸음을 멈춘다. 대웅전 앞 마당으로 들어선 순간 눈을 살포시 뒤짚어 쓴 고즈넉한 절집이 식장산을 뒤로 하고 턱 버티고 서있다.
묵은 해를 보내고 한해를 시작하는 새해 벽두에 일상에 지친 자신을 돌아보고 묵은 기억을 털어낼 만한 장소로 고산사만한 곳이 더 있을까? 고산사는 동구 대성동 산 3번지 식장산 서쪽 계곡에 위치해 있다. 대성동3거리에서 대성주택과 세인주택 사이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면 된다.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담한 좌우 소나무 숲길의 향을 느낄 수 있고, 가파른 길을 한참 올라가다 보면,중턱에 이렇게 너른 터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공간이 펼쳐지며 천년사찰 고산사가 서 있다.
절의 내력을 알려주는 표지판에는 통일신라 말기인 886년도 선국사(道詵國師,827~898)가 절을 처음 지었고, 1636년(조선인조4) 수등국사(守登國師)가 크게 고쳐 지었다고 한다. 식장산에서만 천년을 넘는 세월을 버티어 온 유서깊은 사찰답게 구석 구석 고풍스런 기운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.
현재 경내에는 대웅전(大雄殿)을 비롯 극락보전(極樂寶殿), 양성각(兩聖閣)등 이 있으나 누가 뭐라해도 고산사의 백미는 대웅전(大雄殿)이다. 대부분 대웅전(大雄殿)사찰의 중앙 터에 세워지는 데 비해, 고산사는 절터의 중앙에 극락보전 건물이 있고, 그 좌측으로 약간 비껴서서 대웅전이 있고, 뒤편의 산쪽으로 산신각이 서 있는 등 다소 특이한 배치를 보인다. 대웅전 앞 왼쪽에는 2기의 부도가 있다. 건물은 앞면3칸 옆면3칸에 맞배 기와지붕을 올린 다포양식으로 우리지방 불교 건축물로는 유일한 다포집이라 한다.
산 깊은 식장산의 들이치는 비바람을 잘 막아내 천년세월을 견디게 한 옛 선인들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. 대웅전을 고칠때 발견된 상량문에‘법장산 법장사(法藏山法藏寺)’라는 내용이 있어, 식장산과 고산사의 옛이름을 고증할 수 있었다고 한다. 절집 뒤편 소나무 위에 내려 않는 함박눈이 한겨울 절집의 정취를 더욱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.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주말이나 휴일 산행 끝에 한번 쯤 찾아,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 보고 소망을 다지는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. 겨울 고산사는 마치 “온갖 번민을 내려놓고 가게나”하는 노스님의 말씀이 금방이라도 들릴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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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종수정일 2020-07-1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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